연구실 자취 생활(?)

2008/05/08 06:00
지난 근황에서도 소개드렸듯이 몇몇 분들은 기억하실 것 같습니다.
한동안 자취방을 얻는 것 때문에 꽤 고심했던 것 말이지요.

사실 집의 손을 빌리는 것에 대해서도 많이 고심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등록금의 대부분을 스스로 해결해 온 제 근성에 맞지 않는 것 같고,
또 요즘 동생 유학 때문에 저까지 돈을 쓴다고 하면 미안한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슬슬 나이가 나이니 만큼 제 힘으로 해결해야 하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평소 다니던 캘리포니아 와우 휘트니스 클럽이 부도났기에,
또 하나 1년치 끊어두었던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 휘트니스 센터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다니다 보니 다음과 같은 묘안이 떠오르더군요.

'연구실의 라꾸라꾸 침대와 적절한 침구 세트, 그리고 휘트니스 센터를 응용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의식주가 필요하죠.
초등학교 때 배운 의식주 개념을 다시 한번 일깨워 보면,

의(衣): 환경으로부터 맨몸을 보호하기 위한 착용 도구
식(食): 생명을 영위하기 위한 영양소가 함유된 음식물
주(主): 비바람 등을 피하기 위해 거주하기 위한 시설물

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온 생각에서는,

는 구비되어 있으나 보관할 곳이 없고,
은 근처의 식당에서 사먹을 수 있으나 해먹을 곳이 없고,
는 당연히 없다-

였던 것도 사실이죠.

그런데 주=연구실 로 옮기면 여러가지가 해결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식사 문제는 학교 안 자연계생활관 식당이 해결해줍니다.
약간 맛없기는 해도 조미료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좋은 식단이죠. (식 해결)
의복 문제는 약간 불편하기는 해도 집에서 가져다가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 해결됩니다.
중간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을 연구실에 상시 배치해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의 해결)

마지막으로 주는 단지 몸을 씻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 뿐인데,
씻을 수 있는 공간으로는 우리 럭셔리한 학교 헬스장이,
누울 수 있는 공간으로는 연구실이 그 해결책이 되더군요.
요리는... 귀중한 취미기는 하지만, 나중에 나이들어서 한다고 하고 배제하고..
그래서 주 해결.

그래서 요즘 5박 6일 정도 연구실에서 지내다가 금요일 밤에 집에 돌아가곤 합니다.
뭐, 어떻게 보면 거의 공짜로 양도받은 헬스클럽 평생회원권이 부도가 나서
저의 생활 패턴을 좀더 효율적으로 바꿔준 셈입니다. ^^;

덕분에 지난달 교통비는 38,500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평소 한 달의 절반 정도는 차를 끌고 다니기 때문에 기름값 15만원 정도에,
대중교통비 5~6만원 정도 나오던 것에 비하면 정말 대단한 성과지요.

게다가 은근히 규칙적 식사로 몸도 더욱 좋아지고...
학교에서 상시로 거주하고 있기에 선후배 및 친구들 간의 교류도 원활해집니다.

암튼 대박입니다. ^^
여러분도 직장에서, 연구실에서 퇴근하지 마세요. 당신의 건강과 인맥을 지켜준답니다.
(가족이랑 연인은?)
2008/05/08 06:00 2008/05/08 06:00
TAG ~ , ,
  1. 은규
    2008/05/08 10:54
    열정적이셔!! 좋은 연구가 나오겠는걸~
    • AKI
      2008/05/09 16:43
      헉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연구가 그리 잘 되지는 않는구만... ㅡㅜ
  2. luapz
    2008/05/08 13:53
    잠깐만 나 눈물 좀 닦고....
  3. 아델라이데
    2008/05/09 22:53
    엌..
    연구실이..하숙집으로..!?
    고생하시는군요..;ㅅ;
    • AKI
      2008/05/10 17:15
      으, 연구실 사람들이 눈치를 주는데 아무것도 해결할수 없어요 ;ㅅ;
      누가 집 살 돈 좀 줄 수 없나요 ㅠㅠ
  4. 시아
    2008/05/10 13:44
    여자는 衣 문제 때문에 불가능할 것 같네요 ^.^
    그러고보니 신입생 때 과방에서 살던 남자 동기도 있었어요. 남자들은 참 적응력이 좋달지... '~'a
    • AKI
      2008/05/10 17:18
      저도 집안에 아버지를 제외하곤 거의 여자분 투성이라 이해가 갑니다.
      특히 옷.. 옷.. 옷...! 옷은 정말 쌓이고 쌓여도 부족함을 느끼더군요.

      여자들은 衣를 위한 창고가 필요한 반면, 소위 남자들은 자동차, 전자기기 등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가 필요하다던데, ..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전 요즘 남성성을 상실한걸까요.
    • 시아
      2008/05/10 23:51
      옷은 잘 찾으면 5천원 만원짜리도 많이 있지만(심지어 천원에서 3천원 사이도!), 전자기기나 자동차는 비싸니까요(..) 남성성의 상실이 아니라 자금력이 아직 그 선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겠죠? ^^
    • AKI
      2008/05/11 00:11
      음 맞아요. 제 동생이 비싼 옷보다는 싼 옷 위주로 진짜 이쁘게 잘 입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보면 옷은 돈이 많이 나가진 않더라구요.

      저 자동차 있어요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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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자취플랜을 세워본적은 있지만, 현실적이 벽이랄까, 그런것에 부닥치게 되었다.

자취 생활에 대해 현실적으로 많은 고민을 해본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만큼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것은 어쩔수 없을듯 하다.
특히, 내 연구실 급여와 기타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모든것을 해결해야 하기에 더 그렇다.


애초에 나가는 것은 박사과정 끝나고 전문연구요원 중간쯤에는 목돈이 모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몇가지 장벽이 있다. 특히 시간, 그리고 .

최근의 생활로 미루어볼때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충분할지 모르겠다.
특히 박사과정 올라가게 되면 시간은 더욱 부족해지게 된다.
가뜩이나 일하는 사람도 편중된 연구실인데,
일잘하는 몇몇 사람에게 프로젝트가 중복하여 맡겨질 것은 뻔할 뻔자이다.
잡일도 늘어날것이며, 게다가 남은 시간 쪼개 아르바이트도 얼마나 뛸수 있을지 모르고...

돈도 그렇다.
박사과정 올라가면 대략 30~50% 정도 급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도 대부분의 급여는 등록금 상환에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달 교통비와 식비, 그리고 유흥비를 제하면 저축할 돈도 거의 없다.
아니, 오히려 유흥비를 내지않는다는 각오를 한다면 저축은 좀 할수 있으려나...
가령, 지난달에는 친구들과 신나게 논 덕택(?)에 적자를 맛보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매일 왕복 80km의 먼 거리를 통학하는 편이 낫지 않나 싶다.

얼마전에 사고가 난것 때문에 운전할 의욕은 더욱 사라지지만,
그래도 차를 몰고 다니면서 시간 관리가 혁신적이 된것만은 사실이다.
기존 대비 하루에 2시간 이상씩 시간을 버는것은 갚진 일이다.
특히 나가는 비용에 비해 버는 시간의 양은 고효율인듯 하다.

또, 나이들수록 버스나 지하철에서 책을 보는것도 어려워짐을 느낀다.
게다가 매일 버스 안에서 시간을 유익하게 보낼수 있을거란 보장이 없다.
사람이 가득하여 자리에 앉지 못한다면, 그날은 책같은건 못본다고 생각해도 좋을것이다.


자취플랜의 메인은 '나는 지금 돈을 벌수 있다'는 발상으로부터 비롯된게 아닌가 싶다.
당장 힘껏 잡아 아르바이트를 뛰면 누구 못지않은 돈을 벌수도 있는 그런 인간이기도 하나,
그것도 그저 한때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내가 지금 할수 있는 아르바이트들. 홈페이지 제작, 번역, 기사제작, 과외 등...
이런 일들이 과연 평생 할 수 있는 것들일까?

당장 돈이 부족해보인다는 느낌 때문에, 친구들과 놀 돈이 필요하다는것 때문에 저런 일을 한다면,
나는 영원히 발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현실의 벽을 깨닫게 해준데에는 얼마전에 산 가계부가 큰 도움이 되었다.
고마워, 가계부. :3
2006/12/06 17:10 2006/12/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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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 강서재 저 / 위즈덤 하우스


27세 프리랜서 방송작가로 돈을 모으기로 결심한 한 여자의 3년간 1억 모으기 삽질 이야기.

이 책이 눈에 띈 것은 예의 책고르기 방법 탓이었다.
정리될 책들을 뒤져보며 오늘의 아이템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이 '딱' 걸렸다.

3년간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1년, 1년, 그리고 1년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왜냐하면 적금의 만기가 항상 1년씩이기 때문이다.
처음 1년은 시험삼아 시작해본 돈모으기였는데,
나중에 가면 갈수록 이 돈모으기가 신나지고 가속이 붙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신기한 점은, 저자가 적금 외에 치트키(cheat key)를 하나도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펀드 등 요즘 유행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고전적인 수법을 사용한 게다.

나같은 경우도 펀드 등으로 저자의 적금 수익을 상회하는 수익을 얻은적이 있지만,
학자금 상환, 취미생활 등으로 항상 돈을 날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저자의 고생은 계획성 있는 소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물론 자기 수익의 80%를 적금에 붓는 것도 모자라,
수익을 늘리려고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 편수를 증가시키는 것은 못할 짓이다.
아마 저런식으로 돈을 모으게 되면 자기 재투자를 할 시간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싶다.
독자들은 적당한 선에서 받아들여 적용하면 좋을 것이다.


읽는 내내 '돈을 모아야겠다'라는 심리적 압박감은 들지 않았다.
다만, 돈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에,
헤픈 소비로 돈 하나 모으지 못한 20대라면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2006/11/25 10:35 2006/11/25 10:35
TAG ~ , ,
  1. 아사히나
    2006/11/25 10:55
    난 헤픈 소비라기보다도 애초에 소득이 없어서 모을 돈이 없지 으흑흑
    • AKI
      2006/11/25 20:00
      음, 소득 중 필수소비용을 제한 잉여소득의 50%는 무조건 저축한다는 심정으로 자유적금에 가입해보는건 어때?
      난 고교랑 대학 시절에 그런식으로 살면서 6개월짜리 자유적금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
  2. Ization
    2006/11/25 11:40
    아키는 돈을 모은 20대구나.
    돈 가진거 다 내놔.
  3. Runa
    2006/11/25 18:45
    마지막 줄이 저에게 책을 읽으라 강요하고 있어요!!
    • AKI
      2006/11/25 19:57
      음, 그런거 있는거같아요.
      다른 사람을 따라가기 위해서 소비를 한다거나?
      나이가 들수록 어쩔수 없이 그렇게 되는것 같습니다.

      사실 20대초반만 하더라도 전 옷같은거 신경 안쓰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요즘 주위 사람들이 살살 압박을 넣네요 ^^;
      적절한 소비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 Runa
      2006/11/25 23:10
      자 그러니까 저에게 패션 개인과외를 받으세요 싸게 해드릴게요 이런다[...]
      남성용 메이크업 기법 이런건 어떠세.....농담이고
      확실히 나이가 들 수록 나를 유지하기 위해서 지출해야만 하는 비용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축은 해야하고.. 어려워요 어려워ㅡㅜ
    • AKI
      2006/11/26 00:43
      오오 진짜 개인과외 해주시나요? 마침 개인과외 선생님 찾았는데...
      근데 무료죠? (도둑놈 심보)

      아마 루나님 같은 경우는 업종이 그쪽이시다 보니까,
      자기계발과 재투자의 일환으로 돈을 좀 쓰셔야 할 일이 있을거같긴 하네요.
      그래도 어떻게든 50% 저축률은 지키시면 괜찮을듯도 싶고...
      힘내세요!
  4. Shirou君
    2006/11/25 21:02
    적금이라...
    이제 계약직 종료하면 당분간 무소득일것 같아서 실행은 미뤄질듯도...
    하지만 저도 취미에 들어가는 돈이 제법 만만찮아서...[먼산]
    • AKI
      2006/11/26 00:42
      으음, 안되셨네요;
      빨리 계약직이라도 계약이 연장가능한 직장을 구하세요!
      그래도 일 하시는거 보면 금방 자리잡으실거 같은데...

      ...항상 취미가 문제랍니다.
      저도 그놈의 취미생활을 끊고서야 돈이 좀더 잘 모이기 시작했어요 =_=
      어느 순간부터는 상한선을 정해놓고 사는것도 필요한것 같아요.
      안그러면 가난이 대물림되죠 흑흑 ㅠㅠ
    • AKI
      2006/11/26 21:27
      '~'
      버거킹 K대점에 오시면 저랑 햄버거를 먹을 기회를 드립니다(?)

      ...물론 공짜는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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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조상이 남긴 유물을 그대 스스로의 힘으로 획득하라. -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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