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공마술사라는 미소녀 한가득 나오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만화책을 보면,
이세계(異世界)에서 온 여자 주인공이
'남이 연구한 것을 공짜로 양도받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본의 고등학교 교육을 신기해하면서도 말도 안된다는 눈으로 바라본다.
사실이다.
정말 말도 안된다.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대학교, 혹은 대학원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고 있다.
혹은 중간에 다른 길을 택한 분들은 각자의 직장에서, 각자의 사회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진리를 가르쳐준다고는 해도 그 진리가 우리 몸에 체득되는 일은 드물다.
'그대의 조상이 남긴 유물을 그대 스스로의 힘으로 획득하라.'는 괴테의 말처럼,
어떤 지식을 알게 되면, 그 지식을 도출해내기까지의 과정을 짚어보지 않으면,
그 지식이 나오기까지의 철학을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매일매일 몇십억 페타바이트의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는 이 세상에서,
잘도 그런 철학을 추구해봤자 남들에게서 뒤쳐질 (혹은 뒤져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래서 매일매일 사람들이 생물학적 본능을 따르는 단순한 길을 택한다.
마치 DNA에 새겨져 있는 본능이 유일무이한 지표인 양.
뭐, 그렇게 사는 것도 좋은 길이다.
다만, 이전에는 남들과는 다른 멀고 험난한 길로 도는 것이 인정되어 왔다면,
이제는 그런 것이 인정되지 않는 다양하면서도 맹목적인 시대가 된 것이
조금은 아쉬울 따름.



2008/05/16 07:05
2008/05/16 20:22
2008/05/16 11:23
뭐, 원래 대중의 숫자와 그 질은 항상 반비례관계니까.. 아쉬워한다고 해서 어떻게 될리 없겠지.
2008/05/16 20:23
어렸을 때 주변의 친구들 중 몇몇은 자질이 없다고 비판하고픈 경우가 많았는데, 진짜 나이가 들어서 보니까 그때 비판했던 그 몇몇들이 이 분야의 윗단으로 와서는 안되는 사람들이 맞는것 같더군요.
물론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도 거기에 들어가는 것 같긴 하지만...